어릴적,
연례 행사로 집에서 온 식구가 회충약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때로는 채변봉투를 학교에 제출해서..
채변에 묻어나오는 기생충의 상황을 살펴본 다음에,
거기에 맞는 약을 처방받은 경우도 있죠.
우리나라는 요즘은
정기적으로 회충약, 구충약을 먹는 경우도 드물어졌어요.
(기생충의 거의 100%에 가깝게 통제되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도 정기적으로 먹어주는게 좋대요^^)
이렇게 우리나라는 기생충이 퇴치되었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말라리아 만큼이나 기생충이 문제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주혈흡충이라고 불리는 기생충인데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 빅토리아호에 위치한 탄자니아의 코메섬은 특히 심각합니다.
이달 초, 탄자니아 코메섬의 주민 벤자민(남, 42세)을 만났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누워있는 벤자민씨의 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흔히 기아 현장에 보던 배만 불룩하던 아이의 그것과 흡사해보였습니다.
무거워진 배 때문에 움직이기도 힘들어진 그는 이미 기생충 감염 말기 상태입니다.
몸 속의 모든 장기의 기능이 약화되었고, 이미 뱃속은 복수로 가득 찼습니다.
(복수로 인해 부풀어 오른 벤자민의 배, 기생충 감염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그러나,
심각한 상황에도 평안해보이기까지 한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너무도 아이러니했습니다.
기생충은 그의 인생을 모두 갉아먹고 있었지만,
심각한 고통은 없기에 단지 평안해보였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는,
조금은 무기력해 보이고, 조금은 지쳐보일 뿐이었습니다.
치료를 위해선 코메섬을 나가 여러시간 배와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벤자민의 몸은 이를 감당할 수 없을만큼 약해져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에서처럼 누워만 있을 수 밖에 없었죠.
(코메섬의 주민들은 빅토리아호수에서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그 물을 마십니다.
이미 호수는 이 곳 주민들에게는 삶입니다. )
빅토리아 호수는 코메섬의 사람들에게는 삶 그 자체입니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는 그들에게 물고기를 주고, 식수로 역할을 해줍니다.
그러나 주민들을 서서히 죽음으로 몰고 가는 기생충의 천국이기도 하죠.
벤자민 역시 빅토리아호를 통해 주혈흡충에 감염되었습니다.
주혈흡충은 살을 뚫고 들어와 사람의 혈액에 기생하면서 장기를 딱딱하게 만들고, 기능하지 못하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벤자민씨가 그랬던 것 처럼,
살을 휘젓는 듯한 극심한 고통 대신 무기력함을,
찢어지고 피 흘리는 상처대신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배로 그 증상을 대신하기에
그 심각성을 모르고 넘어갑니다.
그러나 이 기생충은 아주 천천히 사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평온해보이던 벤자민씨도,
우리가 다녀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아이의 불룩한 배, 보이시죠? 마그갸네(5세, 여) 역시 기생충에 감염되었습니다.
장기가 부어올라 배가 부푸는 것이기 때문에 만져보면 딱딱한 장기가 느껴집니다)
감염 기간이 길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기생충 약 한 알이면 쉽게 몸 안의 주혈흡충을 치료할 수 있지만,
어른의 경우, 오랜 감염으로 이미 약화되어 버린 장기의 기능을 살리고,
지속적으로 몸 속 기생충을 관리하며 치료해야 합니다.
그래서 앞서 말했던 예전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 주었던 채변봉투의 추억이 탄자니아에서 재생됩니다.
1960년대 기생충 대변 검사의 기준을 만든 임한종(굿네이버스 의료전문위원, 대한민국 1호 기생충학 박사) 박사와 동료의사들이 함께 나섰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기생충은 간단한 방법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으나, 의약품이 없거나 무지하기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굿네이버스는 탄자니아의 아동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기생충약을 투약했고 그 결과 코메섬의 경우, 주혈흡충 감염율이 40.6%에서 7.5%로, 30% 이상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30년 만에 기생충 퇴치 성공국가로 인정받는데 기여했던 그 노하우를 그대로 탄자니아에 전달할 예정이구요,
(아이들의 경우, 채변검사를 통해 어떤 기생충에 감염되었는지 파악하여 간단한 알약만 제공하면,
금방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생충의 예방과 치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굿네이버스는 지난 2005년부터 탄자니아에서 기생충 관리사업을 시작했고,
외교통상부의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을 지원받아 작년부터 코메섬에서 전문적으로 기생충 관리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올해 7월,
내년 여름 개소를 목표로 전문 병원인 소외열대질환(Neglect Tropical Disease) 클리닉의 기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소외열대질환은 아프리카 등 빈곤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전세계 10억 명이 넘는 인구가 고통 받는 질병이지만, 선진국의 무관심으로 치료제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질병입니다.
코메섬에도 서양 어떤 나라의 연구진이 이미 오래전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 대해 연구만 하고,
코메섬의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소외열대질환은 아프리카의 주민들에게만 문제이고,
그들의 나라에는 극히 미비한 영향을 주기 때문일까요?
이번 탄자니아에 개소될 소외열대질환 클리닉은
굿네이버스가 세계 최초로 소외열대질환 전문 병원을 건립하는 것으로,
한국의 의료진과 한국 대표 NGO 굿네이버스가 이뤄낸 자랑스런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 한국인에게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지라도,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움직이게 한 것이죠.
앞으로 코메섬의 주민도 소외열대질환 클리닉을 통해 기생충의 전문 치료와 관리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며,
빅토리아호로 인한 추가 기생충 감염을 막기 위한 식수 개발 사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탄자니아의 기생충 사업의 진행상황을 자주 포스트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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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아주 중대하고 큰 사업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과 지원있길 빕니다.
네-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 처럼 머지않아 코메섬도 기생충 퇴치가 완벽히 이루어질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W 2009/08/25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V를 통해서였지만 충격적이었어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많은 후원할께요!
아자아자 화이팅
네^^ 다행히도 W를 통해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제2, 제3의 벤자민씨가 나오지 않게 굿네이버스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흐기흐기 2009/09/16 2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보게됬습니다..
제가 재수생으로써 세계적인 의료봉사로 꿈꾸고있었는데
정말 요즘 힘들었던마음에 이 프로그램을보고
다시 열심히공부하게됫습니다.
굿네이버스팀이 가서 의료봉사를 하는모습을 보고 많이 감명깊었습니다.
앞으로 힘내시고 기도많이할게요! 화이팅 아자아자!
우와~흐기흐기님-
대단한 일 결심하고 계시군요^^
앞으로 꼭 멋진 의료봉사인이 되셔서 아픈 친구들 없게 힘 보태주세요!
저도 흐기흐기님 원하시는 바 꼭 이루시길 빕니다~